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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그레인지의 미스터리: 피라미드보다 오래된 무덤, 1년에 단 17분만 빛이 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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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17분, 빛이 드는 무덤

아일랜드 동부 보인 계곡의 초록빛 언덕에는, 겉으로 보면 그저 풀로 덮인 나지막한 둔덕 하나가 있다. 그러나 이 둔덕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정밀한 고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1년 중 동지를 전후한 며칠, 그마저도 하루에 약 17분 남짓 동안, 떠오르는 태양의 빛 한 줄기가 이 무덤 깊숙한 방까지 정확히 파고든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무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도, 영국의 스톤헨지보다도 오래됐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을 지은 사람들에게는 쇠도, 바퀴도, 글자도 없었다. 이 무덤의 이름은 뉴그레인지다.

보인 계곡의 초록빛 언덕

뉴그레인지는 아일랜드 동부, 보인 강이 굽이치는 계곡에 자리한다. 지름이 약 85미터, 높이가 13미터에 이르는 이 거대한 원형 둔덕은 멀리서 보면 평범한 언덕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는 5,200년 전 신석기 사람들이 쌓아 올린 정교한 돌 구조물이 숨어 있다. 이 무덤이 세워진 것은 이집트의 대피라미드보다 약 500년, 영국 스톤헨지의 거석들보다도 앞선 시기다.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기도 전, 청동기가 널리 쓰이기도 전에 이 거대한 구조물이 완성됐다는 사실은, 당시 사람들의 조직력과 지식 수준을 다시 보게 만든다.

피라미드보다 오래된 숫자들

뉴그레인지의 규모를 숫자로 살펴보면 그 놀라움이 실감난다. 원형 둔덕의 지름은 약 85미터, 무게는 무려 20만 톤에 달하는 돌과 흙으로 이루어져 있다. 둔덕 바깥을 두르는 거대한 경계석만 97개이며, 그중 일부에는 정교한 나선 무늬가 새겨져 있다.

내부로는 길이 19미터의 좁은 통로가 뻗어 있고, 그 끝에는 십자 모양의 방이 자리한다. 이 돌들 가운데 일부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옮겨져 왔는데, 바퀴도 없던 사람들이 어떻게 이 엄청난 양의 돌을 운반했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다. 특히 둔덕 앞면을 장식한 흰 석영은 아일랜드 남부의 특정 산지에서만 나는 것으로,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해 이곳에 도달했다. 학자들은 이들이 강과 바다를 이용해 배로 돌을 실어 날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 역시 확실한 증거는 남아 있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무덤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도 수십 년의 세월과 엄청난 규모의 공동 노동이 필요했으리라는 점이다.

5천 년간 마르지 않은 방

좁은 통로를 19미터 걸어 들어가면 천장이 높은 방이 나타난다. 이 방의 천장은 커다란 돌들을 조금씩 안쪽으로 겹쳐 쌓아 올린 코벨 구조로, 못이나 접착제 하나 없이 5,000년 넘게 무너지지 않고 버텨 왔다.

더 믿기 어려운 것은 방수 성능이다. 이 방은 5,000년 동안 단 한 번도 빗물이 새어 든 적이 없다. 옛사람들은 지붕이 될 돌 위에 홈을 파, 빗물이 구조물 바깥으로 흘러내리도록 정교하게 설계해 두었다. 문자도 남기지 못한 사람들이, 오늘날의 건축가도 감탄할 방수 기술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삼중 나선의 수수께끼

뉴그레인지의 입구에는 커다란 돌 하나가 놓여 있다. 그 표면에는 세 개의 나선이 서로 맞물린 기묘한 무늬가 깊게 새겨져 있다. 삼중 나선이라 불리는 이 무늬는 뉴그레인지를 상징하는 표식이 되었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

삶과 죽음, 태양의 순환, 혹은 우리가 상상조차 못 할 어떤 믿음일 수도 있다. 문자가 없던 그들이 돌에 새긴 이 무늬는 5,000년 동안 침묵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우리는 그 형태를 볼 수 있지만, 그 의미는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네 가지 미스터리

뉴그레인지가 남긴 수수께끼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태양과의 정렬이다. 이 무덤은 1년 중 단 며칠, 동지 무렵 떠오르는 태양의 빛만 정확히 받아들이도록 설계됐다. 둘째는 방수 구조다. 5,000년이 넘도록 내부에 물이 새어 들지 않았다. 셋째는 돌의 운반이다. 수십 킬로미터 밖에서 20만 톤에 이르는 돌을 바퀴도 없이 옮겨 왔다. 넷째는 무늬의 뜻이다. 돌에 새겨진 나선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 단서도 없다.

이 네 가지가 얽히면서, 뉴그레인지는 유럽에서 가장 신비로운 유적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피라미드보다 500년 앞서다

뉴그레인지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는 다른 유적과 견줘 보면 분명해진다. 뉴그레인지가 세워진 것은 약 5,200년 전이다. 반면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약 4,500년 전, 스톤헨지의 거석들도 그보다 뒤에 세워졌다. 즉 뉴그레인지는 피라미드보다 500년도 더 전에 이미 완성돼 있었다.

흔히 이 무덤을 켈트족의 유산으로 오해하지만, 켈트족이 아일랜드에 등장한 것은 이 무덤이 세워지고도 수천 년이 지난 뒤였다. 이 무덤의 진짜 주인은 켈트족조차 알지 못한 훨씬 더 오래된 사람들이었다.

잊혔다 되찾은 언덕

뉴그레인지는 기원전 3200년 무렵에 세워졌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입구는 무너진 돌과 흙에 덮였고, 언덕은 그저 풀로 덮인 평범한 둔덕처럼 보이게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그 아래에 무엇이 잠들어 있는지조차 잊고 살았다.

그러다 서기 1699년, 이 언덕에서 돌을 캐던 인부들이 우연히 통로의 입구를 발견했다. 하지만 무덤이 품은 가장 놀라운 비밀은 그로부터도 한참 뒤에야 밝혀지게 된다.

1967년 겨울의 기적

1967년 12월 21일 아침, 고고학자 마이클 오켈리는 홀로 어두운 방 안에 서 있었다. 그는 동지 무렵이면 이 무덤 안으로 햇빛이 들어온다는 지역의 오래된 전설을 확인하러 온 참이었다.

해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무덤 정문 위에 뚫린 작은 창, 이른바 지붕 상자를 통과한 햇빛이 19미터 통로를 지나 방 한가운데를 정확히 밝혔다. 그는 빛이 통로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와 바닥을 환히 비추었다고 기록했다. 5,000년 전의 설계가 그날 아침에도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지의 17분

뉴그레인지 안으로 햇빛이 드는 것은 1년 중 동지를 전후한 며칠뿐이며, 그마저도 하루에 약 17분 남짓이다. 정문 위의 작은 창으로 들어온 빛은 19미터의 통로를 지나 가장 안쪽 방까지 도달한다.

놀라운 것은 5,200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이 정렬이 거의 어긋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태양과 지구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안하면, 옛사람들의 천체 관측이 얼마나 정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문자도 없이, 그들은 하늘을 읽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 없는 신석기 농부들

이 놀라운 무덤을 남긴 사람들은 약 5,000년 전 보인 계곡에 정착해 농사를 짓던 신석기 시대의 사람들이었다. 금속도, 바퀴도, 문자도 없었지만, 그들은 하늘의 움직임을 오랜 세월 관찰하며 태양의 길을 정확히 읽어냈다. 수백 명이 여러 세대에 걸쳐 힘을 모아야만 이 거대한 무덤을 완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스스로를 무엇이라 불렀는지, 어떤 말을 썼는지, 어떤 신을 믿었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들이 남긴 것은 오직 돌과 무늬, 그리고 1년에 단 한 번 방 안을 밝히는 빛뿐이다. 흥미로운 점은, 동지에 빛을 받아들이도록 무덤을 설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의 세계관을 어렴풋이 보여 준다는 것이다. 한 해 중 밤이 가장 긴 날, 다시 말해 태양이 죽음에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에 빛을 무덤 안으로 불러들인 것은, 이들이 죽음을 끝이 아니라 다시 태어남의 시작으로 여겼음을 암시한다. 문자가 없던 그들은, 언어 대신 빛과 돌로 자신들의 믿음을 새겨 놓은 셈이다.

마치며: 17분에 담긴 마음

뉴그레인지는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친다. 문자도 쇠도 없던 사람들이, 오늘날의 우리조차 감탄할 만큼 정밀하게 하늘을 읽고 돌을 다루었다. 그들은 죽음을 어둠이 아니라, 1년에 한 번 빛이 되돌아오는 순환으로 이해했는지도 모른다. 이름도 목소리도 사라졌지만, 그들이 설계한 빛은 5,000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겨울 무덤 속을 찾아온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문명의 진보라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여러 번 잊히고 다시 발견되어 왔는지, 뉴그레인지의 17분은 조용히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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