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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라인 — 땅에서는 볼 수 없는 2,000년의 거대 지상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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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만 보이는 그림

페루 남부 나스카 사막 상공 400미터.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막 바닥에 거대한 새, 원숭이, 거미의 형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이 그림들은 땅에서는 볼 수 없다. 지표면에 서 있는 사람의 눈으로는 그냥 돌들이 흩어진 사막처럼 보일 뿐이다. 하늘에서, 그것도 수백 미터 이상 높이에서야 비로소 완전한 모습이 드러난다.

이것이 나스카 라인의 근본적인 수수께끼다. 왜 땅에 있는 사람은 볼 수 없는 그림을 2,000년 전 사람들이 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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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조종사의 발견

나스카 라인이 현대 세계에 알려진 것은 1939년이다. 미국 고고학자이자 조종사였던 폴 코속(Paul Kosok)은 페루 나스카 지역 상공을 비행하다 사막 바닥에 그어진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직선들을 발견했다.

코속은 처음에 이것이 고대 나스카 문명의 지하 수로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더 자세한 조사에서 새와 동물 모양의 거대한 그림들도 발견되었다. 코속은 이 선들이 별자리와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을 “세계 최대의 천문서”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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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라인의 실제 규모

나스카 라인은 페루 남부 이카 지역 나스카 평원에 분포하며, 총 면적은 약 450평방킬로미터다. 서울 면적의 약 75퍼센트에 해당하는 광대한 지역이다.

라인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직선, 사다리꼴, 삼각형 등 기하학적 도형이 약 800개 이상이며, 동물과 인물을 묘사한 사실적인 지상화가 70개 이상이다. 기하학적 도형의 경우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완벽한 직선도 있다. 가장 큰 동물 지상화는 길이 300미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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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지상화들

나스카 지상화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것들이 있다. 콘도르는 날개 길이 130미터, 꼬리 깃털까지 정교하게 묘사된 가장 크고 인상적인 새 그림이다. 원숭이는 나선형 꼬리가 특징적인데, 페루 해안 사막에는 원숭이가 살지 않는다. 아마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원숭이를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나스카인들이 내륙 정글과 교류했음을 암시한다.

거미 그림은 길이 약 15미터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세부 묘사가 놀랍도록 정확하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현미경 없이는 식별하기 어려운 희귀한 거미 종을 묘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벌새 그림은 96미터 크기로 구부러진 긴 부리까지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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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만들었나

하늘에서만 보이는 그림을 어떻게 땅에 서서 만들었을까. 이것이 많은 사람이 처음 떠올리는 질문이다. 그러나 제작 방법 자체는 의외로 단순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나스카 평원의 표면은 산화철 성분으로 인해 붉고 어두운 색을 띠는 돌들이 덮여 있다. 이 돌들을 제거하면 아래의 황백색 모래가 드러난다. 나스카 라인은 이 붉은 돌들을 선 모양으로 걷어내어 밝은 색의 선을 만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방법으로 큰 그림을 어떻게 설계했냐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나스카인들이 방격법(grid method)을 사용했을 것으로 본다. 작은 스케치를 격자로 나누고, 그것을 대규모로 확대하여 지면에 재현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정확한 비율의 그림을 크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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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만들었나 — 목적 논쟁

나스카 라인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여전히 목적이다. 하늘에서만 보이는 그림을 왜 그렸을까.

가장 유력한 이론은 의식 행렬 경로설이다. 나스카인들이 선 위를 직접 걸어가며 신에게 기도하는 의식을 거행했다는 것이다. 선과 도형 위를 걷는 행위 자체가 종교적 의미를 가졌을 것이다. 두 번째 유력한 이론은 물 신 기원설이다. 나스카 평원은 매우 건조하여 물 부족이 심각했다. 지상화가 물이나 비를 관장하는 신에게 바치는 기원의 표시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천문 달력설도 있다. 지상화 일부가 하지, 동지 방향과 일치한다는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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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라이헤 — 나스카의 수호자

나스카 라인의 연구와 보존에 생애를 바친 인물, 독일 출신 수학자 마리아 라이헤(Maria Reiche, 1903-1998). 그녀는 1946년 나스카에 정착하여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년 이상을 이 지상화 연구와 보호에 헌신했다.

라이헤는 개인 돈으로 지상화를 청소하고 측량했다. 무허가 관광객이 차를 몰고 지상화 위를 지나려 하면 몸으로 막았다. 세계 각지에서 강연하며 나스카의 가치를 알렸다. 그녀의 평생 연구 덕분에 1994년 나스카와 팜파스 후마나 고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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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위협 — 보존 위기

나스카 라인은 현재 여러 위협에 직면해 있다. 2014년 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벌새 지상화 근처에 홍보 활동을 하다 발자국을 남겨 고대 표면을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켰으며 페루 정부에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되었다.

더 근본적인 위협은 기후 변화다. 나스카 라인이 2,000년 이상 보존될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이 지역의 극도로 건조한 기후와 강한 바람이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지역의 강수 패턴이 변화하고 있어 보존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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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AI가 찾은 새로운 지상화

나스카 라인은 여전히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2019년 일본 야마가타 대학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드론을 활용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143개의 새로운 지상화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일부는 매우 작고 희미해서 위성 영상이나 항공 사진으로도 식별하기 어려웠던 것들이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눈으로 놓쳤던 패턴을 찾아낸 것이다. 이로써 나스카 라인의 총 지상화 수는 크게 늘어났다. 2,000년 전 문명이 남긴 메시지는 아직도 모두 해독되지 않았다.

마치며 — 하늘을 위한 그림

나스카인들은 자신들이 그린 그림의 전체 모습을 본 사람이 없는 채로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쳐 이 그림들을 완성했을 것이다. 자신은 볼 수 없지만 하늘의 신은 볼 수 있다고 믿으며 그들은 사막을 깎았다.

2,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비행기와 드론으로 그 그림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목적은 아직도 모른다. 나스카 사막의 붉은 선들은 지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2,000년 전의 무언가를 향해 뻗어 있다.

나스카 문명의 흔적 — 지상화 외에도 남겨진 것들

나스카 문명은 지상화만을 남긴 것이 아니다. 기원전 100년에서 기원후 800년 사이 번성한 나스카 문명은 독특한 채색 도자기와 직물을 남겼다. 이 도자기에는 지상화와 유사한 동물과 신 형상이 그려져 있어, 나스카인들이 이 문양들을 종교적 신앙과 연결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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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문명은 기원후 800년경 급격히 쇠퇴했다. 가뭄, 내부 갈등, 또는 후아리 문명의 침입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그들이 남긴 지상화는 문명이 사라진 후에도 1,200년 이상 사막 위에 남아 있다가 1939년 하늘에서 바라보는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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